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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부재를 가장 두려워해야 합니다. 본문
Light & Delight 9월 26일 목회서신
하나님의 부재를 가장 두려워해야 합니다.
사사기를 읽고 묵상하면서, 지난 한 주간 기드온이라는 인물을 생각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기드온은 300명의 용사와 함께 이스라엘을 구원한 위대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철이 들면서 성경에서 읽는 기드온이, 설교를 들었을 때 알았던 기드온과는 전혀 다른 모습들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기드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안에 있는 비열함, 교만함, 이중성 등을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기드온은 의심이 많았던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사용하셔서 미디안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시지만,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도 하나님에 대한 의심이 있었습니다. 자기 아버지의 집에 있던 바알과 아세라 신상을 무너뜨릴 때도 겁을 내어 밤에 일을 행했습니다. 미디안과의 전쟁을 앞두고 하나님을 두 번이나 시험했습니다. 그것은 결코 분별하기 위한 신중함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기드온을 통해서 이스라엘을 구하셔야 했기에, 전쟁의 승리 후에 이스라엘이 스스로 교만해질까 봐 300명의 군인만 추려서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기드온은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결코 그의 힘으로 승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하나님께서 싸우시는 전쟁을 자신의 복수에 이용하기까지 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왕으로 세우려고 할 때, 말로는 왕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속에는 왕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고, 결국 세겜에 있는 첩에게서 아들을 낳은 후 이름을 ‘아비멜렉’이라고 지으면서, 자신이 왕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드러냈습니다. 사사기의 저자는 기드온 이야기의 후반에서는 기드온이라는 이름을 빼고 ‘여룹바알’이라는 이름을 사용합니다. 기드온의 아들 아비멜렉은 그의 아버지가 어떻게 살았는지 그 결과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기드온에게 발견할 수 있는 큰 오점은, 그를 통해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께 대한 신뢰의 부재만 아니라, 모든 일의 중심이 자신에게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을 승리를 위한 도구처럼 사용했을 뿐입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처럼 말은 했지만, 자신이 챙기려고 하는 것은 다 챙기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크고 힘이 강한 사람들에게는 비굴했고, 약한 사람들은 자신의 힘으로 괴롭히며 복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모든 일에 하나님은 보이지 않으셨습니다. 기드온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사기의 저자는 아무리 봐도 그의 삶에 하나님이 거하지 않는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히브리 사상가이자 랍비였던 아브라함 죠수아 헤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하여 얼마나 빈번하게 한 인간이, 한 단체나 혹은 민족이, 하나님의 눈 밖에 나서, 행동하고 성공하고 애쓰고 달성하지만 그분에게 버림받는지 보아왔다. 그들은 한 승리에 이어 또 다른 승리를 구가하겠지만, 그러나 그들의 일은 끝나게 되어 있고 그 모든 승리가 버림을 받으며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만다. 그들은 온갖 영화와 권세를 누리기도 하겠지만, 그러나 그들의 인생은 결국 암울해질 것이다. 하나님이 그들의 삶으로부터 발을 빼셨건만 그런데도 그들은 잔인함 위에 사악함을, 악 위에 원한을 쌓는다.” - <사람은 혼자가 아니다> 중에서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 애를 쓰고 최선을 다하더라도 하나님과 함께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쓸모없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많이 보았고, 또 우리 안에도 이렇게 기드온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잠시 하나님께 쓰임을 받는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 그의 인생에 하나님은 드러나지 않고 자신만 드러납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사용하시는 순간 형통과 성공의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교만과 오만은 그의 인생에서 하나님을 밀어내고 자신의 성공과 영화로 인생을 가득 채웁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떠난 삶을 살면서도 영원히 그 힘을 누릴 것처럼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두려운 것일까요? 어떤 일에 실패하고 좌절해서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 것이 가장 두려운 일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장 두려운 것은 하나님의 부재입니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들이 잘 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 하나님의 임재가 없다면 그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두려워해야 하는 순간이고, 극심한 공포의 순간입니다. 하나님이 없어도 일이 잘되고, 나의 일상에 하나님의 임재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보다 두려움은 없습니다.
신앙생활을 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감각이 무뎌졌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하나님은 오직 자신의 성공을 위해 존재하고 계셔야 하는 분이고, 가끔 필요한 때 역할을 해 주시면 된다고 여깁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 나의 집중력, 나의 꿈을 이루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이 잘되면 모든 영광과 기쁨은 내가 누리면 되는 것이고, 혹시 일이 잘못되면 적절하게 도움을 주지 않으신 하나님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한숨을 쉬고 울부짖으며 등을 돌립니다.
신앙생활은 자신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남보다 더 나은 믿음을 가지는 훈련을 하는 것도 아니고, 성공한 후에 사람들에게 좋은 간증을 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생활은 세상의 가치 기준 아래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패한 사람은 신앙이 좋지 못하고, 성공한 사람은 신앙이 좋다고 평가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진정한 신앙은 하나님의 임재를 기뻐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성공과 실패와 관계없이 하나님께서 나와 동행하신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하나님과 더 가까이하며 그 말씀과 언약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순종하며 주님과 동행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신앙은 하나님의 부재를 가장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무덤덤하게 지나치며 일상을 보내지 않으려고, 날마다 말씀 앞에서, 기도하며, 예배하며 사는 것이 참된 신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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