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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교회에게 - 목회서신 (69)
Happy Holiness
Light & Delight 5월 8일 목회서신 공동체는 하나님의 주권으로 세워집니다. 우리는 때로 기독교 공동체, 즉 교회를 포함한 모든 모양의 공동체에 대해서 크게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편안한 곳, 나를 편안하게 하는 사람, 친한 사람, 생활수준이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이 모인 곳을 공동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그 오해입니다. 하지만 기독교 공동체, 즉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인 공동체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모인 모임이 아닙니다. 아주 단순하게 말해서 나와 아주 다른 사람, 성향이나 모든 면에서 다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모이게 된 사람들이 이루는 것이 그리스도의 공동체입니다. 헨리 나우웬은 공동체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
Light & Delight 5월 1일 목회서신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해 먼저 유영만 교수(지식생태학자, 한양대 교수)의 라는 책의 한 부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내 몸에 새겨진 구조 접속은 한 시대가 골머리를 앓으면서 사투 끝에 남겨놓은 역사적 산물이다. 앞으로 또 어떤 환경 속에서 이전과 다른 구조 접속의 역사를 써나갈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다만 지금과 다른 길에서 우연히 만날 수많은 마주침을 기대하고 설렐 뿐이다. 지금까지의 성취물에 취하지 않고 그것조차 무너뜨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용기가 작가의 끈기와 열정의 근원이다. 밖으로 향하던 시선을 안으로 돌려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작품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한 예술 작품을 창조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내..
Light & Delight 4월 24일 목회서신 우리는 어떤 소리에서 자신을 찾고 지키는가? 복음서를 읽다 보면, 예수님께서 사역을 시작하시기에 앞서 세례를 받으실 때, 또 십자가 고난의 길을 시작하실 때, 하늘에서 아버지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가 기뻐하는 자라!” 예수님은 아버지 하나님의 음성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소명을 확증하시고 그 안에서 자신이 걸어갈 길을 걸으셨습니다. 사탄이 예수님을 유혹할 때에도, 제자들의 배반과 사람들의 공격을 받을 때에도 끝까지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고 부활로 자신을 확실하게 드러내셨습니다. 헨리 나우웬의 책 에는 사탄이 예수님을 시험할 때, 예수님이 자신의 영적 정체를 앗아가려는 유혹을 했다고 합니다. “너는 돌들..
Light & Delight 4월 17일 목회서신 “거짓된 확실성에서 참된 불확실성으로” 지난 주일에 교우 여러분께 저의 거취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카운슬 회의를 통해서는 이미 기도도 부탁했고 결정도 미리 말씀을 드렸지만, 처음 소식을 접한 교우들께서는 적잖이 당황하셨을 것 같습니다. 말씀을 드린 것처럼 저는, 최근에 많이 약해지신 부모님과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지내기 위해, 이번 여름에 에임스를 떠나기로 가족과 결정을 했습니다. 교회에서 청빙위원회가 구성이 되고 청빙 절차가 진행되어 후임 목사님이 오실 때까지 사역을 하고 에임스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께 부탁하고 싶은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교회를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리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저와 저희..
Light & Delight 4월 10일 목회서신 엠마오에는… 지난 주일에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의 이야기를 설교로 전한 후, 누가복음의 본문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동안 사역을 하면서 같은 본문으로 다섯 번이 넘게 예배 설교를 한 유일한 본문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익숙하고 좋아하는 본문이기도 한데, 왜 이 본문이 마음을 계속 울리고 있는지 신기했습니다. 그러다 화요일 아침에 이 본문에서 묵상한 내용을 시로 썼습니다. 시를 쓴 것은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조만간 좋은 곡이 붙여져서 노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번 목회서신은 약간 쑥스럽지만 이 시를 소개합니다. — 엠마오에는 이진영 나의 엠마오는 내가 쉴 수 있을까 나의 엠마오엔 평안이 있을까 지치고 두려운 내 ..
Light & Delight 4월 3일 목회서신 무력함으로 권력을 무너뜨리신 부활의 주님을… 최근 헨리 나우웬의 책을 읽으며, 그의 글에 푹 빠져 있습니다. 금요일마다 을 교우들과 함께 읽고, ‘클럽하우스’에서는 을 읽는 중입니다. 책장 깊이 있었던 헨리 나우웬의 책을 다 꺼내서 쌓아놓고 다시 읽을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그의 글은 깊은 묵상과 함께 그의 삶에 있었던 경험들이 정리되어 있어서, 단순한 문장이고 편안하게 읽히지만, 그 내용의 무게감은 엄청납니다. 이번 목회서신에서는 “영성에의 길”을 읽고 나누는 중에 있었던 일을, 책의 내용과 함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불안한 나머지, 우리가 누구이며, 무엇을 하며,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통제할 수 있다면 어떤 ..
Light & Delight 3월 27일 목회서신 예수님을 따르는 길 - 기도 헨리 나우웬의 책 “예수의 길”을 읽는 중입니다. 멘토 목사님께서 책을 보내 주신 후 눈으로 읽고, 몇 가지 정리하느라 다시 들춰보고, 우리 교회에서 함께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느라, 오디오북 같은 효과는 어떨까 해서 ‘클럽하우스’에서 일주일에 네 번 책을 읽고, 그리고 금요일 저녁에 우리 교우들과 책을 읽고, 한 권의 책을 짧은 시간 안에 계속 반복해서 읽는 것도 처음 경험하는 일이고, 소리 내어서 두 번이나 읽는 것도 처음 경험하는 일입니다. 확실하게 느끼는 것은 제가 워낙 좋아하는 작가이긴 하지만, “예수의 길”은 정말 탁월한 책이라는 것입니다. 금요일에 책을 함께 읽는 분들께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도 ..
이번 주 목회서신은, 며칠 전에 있었던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 대한 우리 교단(CRC)의 성명서로 대신합니다. March 18, 2021 이번 주 우리는 또 한 번의 비극을 목격했습니다. 화요일, 애틀랜타(Atlanta, GA)에서 한 남성이 총을 난사해 8명이 사망했고, 그중 6명이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이었습니다. 범행의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COVID-19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 전 세계에 걸친 anti-Asian(반 아시안) 인종차별 기류에 따른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은 용의자의 주된 범행 동기와는 관계없이 Asian American 커뮤니티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African American 남성으로서 저는 인종차별의 고..
Light & Delight 3월 13일 목회서신 “오늘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가?” 헨리 나우웬의 책 “예수의 길”, 프롤로그에 처음으로 나오는 문장이 바로 “오늘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가?”입니다. 이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 것은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라는 정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신앙생활 모습을 보면, ‘믿음’은 오직 죽은 후의 시간에만 적용해서 천국에 가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적용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질문에 대해서 답하기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이 질문에는 “오늘”이라는 시제가 붙어 있기 때문에 더 대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질문에 왜 대답하기 어려운지 합리적인 핑계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습..
Light & Delight 3월 6일 목회서신 나는 어떤 소리를 내고 있는가? 유영만 씨의 책 “책 쓰기는 애쓰기다.”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울림을 주는 글은 울림을 당해본 사람만이 쓸 수 있다. 흔들려 본 사람만이 세상을 뒤흔드는 글을 쓴다. 울림은 나와 바깥의 자극이 만나 충돌하는 마찰음일 수도 있고, 도덕적 분노이거나 몰상식한 행동에 대한 나의 울음일 수도 있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겪는 감정적 소용돌이일 수도 있고, 힘들지만 버텨내야 하는 당위론적 사명 앞에서 나약한 내가 토해내는 울부짖음일 수도 있다. 유영만 씨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저는 이 내용이 말을 하는 우리의 모습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 무엇이라도 자신의 뜻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