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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해 본문
Light & Delight 5월 1일 목회서신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해
먼저 유영만 교수(지식생태학자, 한양대 교수)의 <책 쓰기는 애쓰기다>라는 책의 한 부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내 몸에 새겨진 구조 접속은 한 시대가 골머리를 앓으면서 사투 끝에 남겨놓은 역사적 산물이다. 앞으로 또 어떤 환경 속에서 이전과 다른 구조 접속의 역사를 써나갈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다만 지금과 다른 길에서 우연히 만날 수많은 마주침을 기대하고 설렐 뿐이다. 지금까지의 성취물에 취하지 않고 그것조차 무너뜨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용기가 작가의 끈기와 열정의 근원이다. 밖으로 향하던 시선을 안으로 돌려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작품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한 예술 작품을 창조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내가 만나는 바깥의 세계는 언제나 나에게 배움의 원천이었고 지속적으로 깨우침을 주는 스승이었다. 밖은 언제나 안보다 혼란스럽고 낯설고 위험하다. 그럼에도 보호 장막을 걷어내고 경계를 넘는 용기가 있어야 바깥의 세계로 진출할 수 있다. 지금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실험하는 노력이 소중하다. 다름을 찾아가는 앎은 언제나 타인과의 부단한 마주침 속에서 얻는 깨우침이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설렘과 긴장이 뒤섞인 시간을 보내면서도, 계속해야 할 일을 위해 일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 최근 저의 삶인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약속된 일도 정해진 것도 없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것이 될까 수많은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유영만 작가의 글은 지금 저에게 용기와 격려와 깨우침을 주었습니다. 그것을 간략히 정리해 봅니다.
첫째, 다시 시작하는 일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즐기는 것입니다. 사실 설렘과 긴장 중 무엇이 더 크냐고 물으면 당연히 지금 저에게는 긴장입니다. ‘다시’라는 말에서 오는 중압감이 이렇게 큰 것인지는 몰랐습니다. 그래서 제 안에서는 자꾸 ‘안정’으로 끌어당기는 중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역사가 ‘안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사투’와 ‘이전과 다른 구조 접속’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다시 새로운 시작의 지점에 서는 것에 설렘과 기대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둘째, 다시 시작하는 일을 이전의 성취에 기대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용기와 열정을 가져 보려 합니다. 새로운 시작의 지점에서 우리에게 쉽게 찾아오는 유혹은, 내가 그동안 해왔던 일에 대한 좋은 평가를 내세우는 것입니다. 나의 성취가 무너지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나의 새로운 시작도 나의 성취를 기반으로 할 것이란 생각을 하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이 가진 태도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은, 과거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용기와 열정에서 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셋째, 다시 시작하는 일을 통해 새로운 배움의 세계를 경험할 것이란 기대가 생깁니다. 나를 가두어 놓았던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과거의 성취라는 사슬을 벗으면서 누릴 수 있는 유익은, 새로운 배움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내가 아는 것으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려면 배움의 문을 활짝 열고, 배움의 기쁨을 누릴 준비를 해야 합니다. 계속 이어지는 타인과의 만남은 새로운 배움의 기쁨을 충만하게 만들 것을 기대합니다.
다시 새로운 시작의 지점에 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 일은 우리에게 기대와 설렘, 용기와 열정, 배움의 기쁨을 경험하게 할 것입니다. 날마다 주님은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실 것입니다. 주님의 신실하고 한결같은 사랑, 다함이 없는 긍휼을 베푸실 것입니다. 주님의 은혜로 인해 우리는 다시 새로운 시작의 출발선에 설 수 있습니다. 졸업을 앞둔 우리 청년들도 새로운 시작이 앞에 놓여 있습니다. 두려움과 긴장, 과거에 대한 미련을 모두 내려놓고, 당당하게 새로운 출발선에 서십시오. 힘차게 새로운 시작을 위해 다시 용기와 열정을 다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 곰곰이 생각하며 오히려 희망을 가지는 것은,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이 다함이 없고 그 긍휼이 끝이 없기 때문이다. 주님의 사랑과 긍휼이 아침마다 새롭고, 주님의 신실이 큽니다.” (예레미야 애가 3장 22~2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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