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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8)
Happy Holiness
스물일곱 번째 이야기 – 회심 에임스에서 목회를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주일 예배 설교 후에 교우로부터 질문을 하나 받았다. “목사님은 ‘창조과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갑작스럽게 들어온 질문에 나는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창조과학’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LA에서 사역하던 중에는 교회에 초청된 이재만 선교사의 강의를 듣기도 했다. 창조과학 세미나는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접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배우고 알고 있던 과학의 내용이 성경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창조과학에서 밝혔다는 내용들을 보니, 역시 과학보다 성경에 대한 신뢰가 더 견고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몇 차례에 걸쳐서 창조과학 세미나를 들었고, 교회의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창..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 낯설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 이상 낯섦을 만나는 경험을 한다. 자신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경험하지 않았던 일을 겪게 될 때는 여러 감정이 찾아온다. 낯섦을 경험할 때 당황스러움 또는 설렘, 부담 또는 즐거움의 감정을 느낀다. 사람의 성품과 기질에 따라서 다양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어떤 상황을 만나도 적응을 잘하는 편에 속하는 사람이다. 아주 생소한 환경에도 적응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실 낯선 환경을 겪고 그 환경에 오래 머물러야 하는 경우에는 일주일 몸살을 앓는다. 정말 몸이 아주 아프다. 겉으로 당황하거나 어색한 모습을 드..
오랜만에 씁니다. 다시 매주 한 편씩 올릴게요. 기다려 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잠시 중단했다 쓰는 글이니 옛날이야기를 잠시 하려 합니다. 나는 2002년에 미국 입국을 얼마 남기지 않고 만성부비동염(축농증) 수술을 했다. 환절기가 되면 자주 이비인후과를 가서 치료를 받게 되는 것이 불편해서 의사와 상의를 했다. 의사는 수술을 권했다. 나는 당연히 큰 병원에서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사는 자기 병원보다 조금 더 좋은 시설을 가진 강남의 이비인후과를 소개했고, 그곳에서 부분 마취를 하고 수술하면 된다고 했다. 간단한 수술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나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부분 마취를 하고 수술이 시작되자 수술하는 소리가 머리를 울리며 귀에 들렸다. 생긴 것처럼 ..
2016년 5월에 시온이가 기숙사를 나와서 아파트를 구해야 했다. 마침 원룸에서 지내고 싶다고 해서 학교 근처 아파트를 계약했다. 그리고 우리는 뉴저지 교회 근처에 살던 집의 계약을 6월 말로 끝내야 했다. 어디로 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계약을 계속 유지할 수는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살던 집의 짐의 반 이상을 집 근처 스토리지에 넣어 놓고, 나머지를 가지고 시온이가 살 원룸 아파트로 가기로 했다. 미국에서 13년을 살았던 짐, 아이가 초등학교부터 대학 때까지 자랐던 집이라 짐이 많았지만, 이사를 할 때마다 가장 고민이 되는 건 내가 가지고 있던 책이었다. 마침 책들을 넣기 딱 좋은 상자를 많이 구하게 되었다. 백수십 상자의 책을 포장하고 스토리지에 넣었다. 하루에 몇 번씩 왕복하면..
2014년 말, 교역자 회의에서 담임목사님이 한 가지 전달 사항을 말씀하셨다. “우리 교회 부목사들의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나를 비롯한 목사들은 모두 교회가 부목사에게 3년마다 신임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처음에 교회에 갔을 때, 부목사에 대한 규정이 까다로워서 처음 부임 1년 후에 신임투표를 하고(사실 이걸 왜 하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부임한 지 3년째 되는 해에 신임투표를 하고, 그렇게 3년마다 신임투표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나는 2009년 12월에 부임해서 1년째 되는 2010년에 신임투표를 하기는 했다. 그런데 3년째 되는 해인 2012년에 신임투표는 무슨 일인지 하지 않았고, 2013년에 3년 신임투표를 했다. 2013년에 3년 신임투표를 했으니, 2016년..
내가 만 20살 때로 기억한다. 대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하나 발견했다. 학생들이 별로 많이 찾지 않을 것 같은, 종교 기독교 섹션에서 “김교신 전집”을 찾았다. 말로만 들었던 분의 책을 만나게 된 것이다. 기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읽을 때마다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글은 “제12,000일의 감(感)”이라는 글이었다. “12,000일에 1일의 생명을 더 허하시옵거든 단 하루라도 족하오니 제발 생명의 용약이 있게 하옵소서. 과실은 없기를 기대하지 못하오나 생활 원칙, 생명의 본질만은 제발 주 당신의 것으로써 살게 하시옵소서.”(댓글에 김교신의 "제12,000일의 감" 전문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햇빛이 들어오는 도서관 창가에서 누가 볼까 숨어서 ..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물론 대학생 시절에 전도 여행 등으로 열심히 돌아다닌 경우는 있었다. 그런데 돌아다니고 싶어서 다닌 것이 아니고 해야 할 일이라 했다. 나는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못 잔다. 베개만 바뀌어도 잠이 오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더 그런 경우가 많다. 그래서 차로 여행을 할 때는 아내가 꼭 내 베개를 챙긴다. 나는 집 안에 며칠을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아무 불만이 없는 사람이다. COVID-19 시대를 보내면서 “Stay Home”을 나는 크게 불편해하지 않는다. 평소 일상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말이다. 나는 잠깐씩 현관문 밖에서 바람을 쐬고 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교회에서의 일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교회 사역을 하면서도 심방과 수련회 ..
앞의 16편에서 ‘제자훈련’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언급했다. 이번에는 내가 경험한 제자훈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제자훈련이라는 이름으로 교회에서 훈련 프로그램을 인도한 것은 전도사로 사역했던 서울의 영동중앙교회가 처음이었다. 당시 교회에서는 장년들을 위해서도 제자훈련이 있었지만, 청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도 같은 제자훈련이 진행되었다. 제자훈련 수료식에는 모든 수료생이 함께 자리했고, 교회 전체의 축복을 받기도 했다. 나는 대학부를 담당하면서 대학생들과 제자훈련을 했다. 제자훈련을 인도하기 위해 CAL 세미나(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에도 참여했었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7편에서 소개한 것처럼, 그때 처음 제자훈련으로 만났던 대학생들은 지금까지도 나의 기쁨이고 영광이다. 그리고 제자훈련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