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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게 - 목회서신

나이가 든다는 것

Happy Jin 2020. 11. 1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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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침에 뜬금없이 친구 목사가 “정말 슬픈 건(?) 우리가 충분히 나이를 먹었다는 거죠”라는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지인들이 여러 댓글을 달았는데, 저는 “다른 건 하나도 안 슬픈데, 체력의 한계를 느낄 때는 슬퍼”라고 댓글을 올렸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해서 한 번도 두려워한 적도 슬퍼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을 보내면서 “아,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저는 지난 한 주간 오랜만에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왔습니다. 다른 때와는 달리 공부하는 기간에도 두 번의 발표까지 했고,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한 과목이었기에 힘을 많이 쏟았습니다. 그렇게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몸도 머리도 멍해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주일 예배를 준비하고 예배가 진행되는데, 자주 하지 않던 실수도 생기고 설교하는 도중에도 제 자신이 많이 지쳐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흰빛청년부의 오후 예배 때는 설교 도중에 맥이 풀리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주일을 지내고 월요일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집에 온 후에 거의 하루 종일 누워 있었습니다.

 

왜 다른 때와는 다를까? 왜 이렇게 많이 지쳤을까? 여러 생각을 하면서 원인 분석을 했는데, 한 가지 드는 생각은 나이가 들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세월이 흐르는 속도가 나이와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30대에는 30마일, 40대에는 40마일, 50대에는 50마일로 시간이 흐른다는 것이죠. 저는 그동안 시간이 나이 먹는 것에 따라서 다르게 간다는 건 엉터리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50대 중반으로 들어오면서 그 말을 실감하는 것 같습니다. 

 

기독교 공동체 브루더호프의 목사인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는, [나이 드는 내가 좋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섭리를 헤아리는 사람은 나이 드는 일을 서서히 쇠약해지는 과정으로만 여기고 화려한 날은 다 갔다고 아쉬워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나이는 선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이가 선물이 되려면 하나님께 순순히 복종해야 한다.”라고도 했습니다.

 

나이가 드는 것, 어떻게 보면 슬픈 일입니다. 영원히 나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점점 사라지기도 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자신감도 점점 약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크리스토프 아놀드의 말대로 우리가 하나님의 섭리를 헤아리고, 나이를 선물로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는 서글픈 감정으로 시간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누구나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이렇게 생각하며 지낸다면 나이 든다는 것에 한숨만 쉬며 보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면서 기도하는 것이 있습니다. 나이 들면서 고집 부리는 사람이 되지 않게 해달라는 , 하나님의 섭리와 말씀을 이해하는 총명함은 둔해지지 않게 해달라는 , 주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일에 적절한 체력은 유지할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지칠 때도 있겠지요. 하지만 아직 일이 남았다면 회복시켜 주실 것을 믿습니다. 만약 회복이 되지 않으면 주님을 만나면 될테니 걱정할 것은 없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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