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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31) -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 본문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31) -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

Happy Jin 2021. 7. 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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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한 번째 이야기 -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

 

저는 언젠가부터 ‘터닝 포인트’라는 주제로 계속 글을 써왔습니다. 글을 쓰면서 생각한 것은 터닝 포인트라는 것이 인생에 단 한 번 있는 순간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제 인생도 돌아보면, 제가 생각하고 진행하던 방향을 돌려야 했던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들을 제가 ‘터닝 포인트’라고 하는 이유는, 그때 저에게 방향을 바꾸도록 하신 분이 주님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고, 그 뜻에 순종했을 때 제 삶에는 성숙과 성장이라는 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험한 터닝 포인트의 순간들이 지금까지 저를 살게 했고 제 인생을 만들어 왔습니다. 

 

물론 늘 하는 생각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방향 전환 없이 일직선으로 계속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제게 주님께서는 다시 한 번 무척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보여 주셨습니다.

 

2002년에 미국에 왔고 19년을 살았습니다. 미국에 오고싶다는 생각으로 유학의 길에 올라서 LA 공항에 도착했고, 어설프게 미국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학교 공부보다는 주님 은혜로 시작하게 된 교회 사역이 재밌었고, 공부를 포기하고 교회 사역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뉴저지로 떠났고 또다시 허락하신 사역지에서 최선을 다해서 사역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 7월에 아이오와 에임스 땅을 밟았고, 8월부터 담임목사로서 사역에 임했습니다. 

 

1995년에 전도사가 되어서 사역을 시작했고, 후에 목사가 되면서 주님께 구했던 기도가 있었습니다. “주님, 제가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순종하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만, 저에게 세 가지는 하지 않도록 해 주세요. 첫째, 선교사 되는 것, 둘째, 담임목사 되는 것, 셋째, 개척하는 것, 이 세 가지는 제가 경험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제발 멀리하게 해 주세요.” 이런 이상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주님은 정말 정확하신 분이십니다. 선교지 같은 곳에서 담임목사가 되도록 하셨습니다. 에임스라는 선교지 같은 동네에서 말이죠. 여기에서 선교지에 대한 정의는 한인 식당이 없는 곳을 말합니다. 이렇게 살게 된 것도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걸어가는 중에, 터닝 포인트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터닝 포인트를 만날 때는 다양한 느낌을 갖습니다. 기분이 좋기도 하고 즐겁기도 합니다. 때로는 아프기도 하고 슬픔이 있을 때도 있습니다. 부담이 크기도 하고 기꺼이 그 순간을 맞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마음가짐으로 그 순간을 지내게 됩니다.

 

지난겨울 치매를 앓고 계시는 어머니께서 몸에 이상이 생겨서 병원에 잠시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옆에서 홀로 어머니를 돌보셔야 하는 아버지께서 무척 힘이 드셨는지, 평생 아들에게 힘들다는 소리를 안 하신 분이 많이 힘들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도 노인성 황반변성 증세가 있으셔서 한쪽 눈의 시력이 많이 약해지셨는데, 어머니를 돌보시는 것에 많은 걱정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상황을 접하면서 아들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목사로서 교회를 섬기는 것이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 분명하지만, 부모님의 필요에 아무것도 답해 드릴 수 없다면, 어떻게 의미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에게는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습니다.

 

19년의 미국 생활을 마무리 하고, 만 54세의 나이로 한국에서 새로운 시작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위해 남겨 두신 마지막 한 가지의 길로 인도하실 것 같은 두려움과 설렘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주님과 동행하는 길이라면 두려움은 따라온다고 해도 내려놓고, 기대와 설렘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에임스반석교회에서 교우들과 함께 한 시간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가 넘치는 시간이었습니다. 청년들과의 시간도, 우리 어린 자녀들과의 시간도 매 순간이 저에게는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에임스반석교회도 터닝 포인트를 또 한번 맞이합니다. 새로 오시는 목사님과 함께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교회는 늘 개혁되어야 합니다. 사람이 모인 곳이니 늘 새로워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번 안정을 경험하면 더 이상 아무런 움직임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의 본성은 결국 허영과 욕심에 끌려다니게 되기 때문입니다. 에임스반석교회가 세속적 가치와 세상의 안녕을 추구하는 교회가 아니기를 기도합니다. 날마다 자신을 성찰하고 성숙해지는 길, 주님 뜻에 순종하는 길을 따르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모든 교우들이 공동체 안에서 누리는 친밀한 사랑을 나누면서도, 사람의 정에 끌리지 않고 말씀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주님의 뜻을 이루는 공동체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마지막 목회서신의 제목을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라고 정한 이유는, 주님께서 저와 교회를 끝까지 붙잡고 인도하실 것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마무리하는 날까지 주님께서 가라고 하시는 곳으로 가고, 멈추라고 하시면 멈출 수 있는, 바꾸라고 하시면 바꿀 수 있는 믿음과 용기로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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