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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향 로드트립 2] 본문
[서향 로드트립 2]
(서향 로드트립의 ‘서향’은 ‘서향교회’와는 연관이 없습니다. ㅎㅎ)
아침에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어보니, 자동차 열쇠만 있습니다. 집 열쇠 교회 열쇠가 없는 것을 보니, 집과 교회가 정해지지 않은 현실이 느껴졌습니다.
운전을 하는데 “Give Thanks” 라는 찬양이 나옵니다. 아내가 묻습니다. “당신은 지금 감사해?” “감사하지.” “뭐가 감사해? 살아오면서 가장 가난해지고 아무 것도 받은 것 없이, 가진 것 없이 떠나는데, 어떻게 감사해?”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냥 이렇게 함께 살아있으니 감사하고, 하루하루 살면서 또 내일을 생각할 수 있으니 감사하네.” 그리고 한 가지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넉넉하게 살 수 있도록, 돈 좀 더 주시면 좋겠는데…”
콜로라도 주에 들어왔습니다. 잠깐 쉬면서 올드 타운 뮤지엄에 들어가서 휙 둘러보았습니다. 그냥 오래 전 미국 모습이 있었고 더 자세히 보려면 돈을 내야 해서 빨리 나왔습니다. 자동차 기름 값이 서쪽으로 갈수록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콜로라도 덴버에 도착해서 한 호텔에 들어왔습니다. 시온이가 프론트 데스크에서 뭐라뭐라 하더니 전망이 좋은 방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번 로드트립에서 똑똑한 딸의 덕을 많이 봅니다.
덴버 다운타운 구경을 해보려고 나갔습니다. Colorado State Capitol 구경을 하러 갔는데, 바로 앞 공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가 여기저기 어지럽게 펼쳐진 곳에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누워서 쉬는 곳을 보았습니다. 마약 냄새도 나는 것 같고 조금 위험해 보이는 것 같아서 빠른 걸음으로 지나갔습니다. 갑자기 번개와 천둥과 비가 와서 곧장 들어왔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일찍 일어날 수 있으면 Red Rock에 가서 일출을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콜로라도 스프링스를 지나서 뉴멕시코 Santa Fe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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