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뉴멕시코 앨버커키에서 출발해서 애리조나 Page라는 동네가 목적지입니다. 6시간 10분, 약 400마일 정도 운전을 해야 합니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아내가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주일을 보내야 하니 어떻게 예배를 드릴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찬양을 10곡 정도 들으며 함께 찬양을 하고, 한국의 목사님들 중 한 분의 설교를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곡의 찬양을 들은 후에 한홍 목사님의 설교를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가족 모두 은혜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시온이가 “아빠, 즉흥적으로 주제를 받으면 설교를 할 수 있어?”라고 묻습니다. “어떤 주제인가에 따라서 할 수 있는 것도 있겠지?”라고 대답을 했는데, 자기 유튜브에 영상으로 올릴 테니 한 번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난 후에 녹화를 시작하면서 주제를 던집니다. 신앙생활과 관련된 주제이겠거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던진 단어가 ‘무지개’, ‘관광버스’, ‘전봇대’입니다. 즉흥적으로 설교를 하겠다고 했으니 시작을 했습니다. 앞의 세 주제 단어는 하나의 설교를 마친 후에 다음 단어를 던지는 식으로 진행된 것입니다. 각 주제 단어를 가지고 3~5분 정도 설교를 했습니다. 설교 내용은 후에 유튜브가 만들어지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에서 듣던 아내가 잘한다고 하고, 시온이도 좋다고 합니다. 세 번의 설교를 마치고 잠시 쉴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일에 하나의 설교를 두 번 하던 사람이, 그것도 준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설교를 했던 사람이, 갑자기 던져진 주제에 대해서 성경 본문을 생각하면서 정리하면서 설교를 했으니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가족이 함께 말씀을 나눌 수 있으니 참 좋았습니다.
하이웨이를 달리는 중에 사고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자동차 한 대는 반파되었고, 한 대는 전복되었습니다. 저희가 현장을 지나는 순간에는 경찰이나 구급차가 오지 않았는데, 많은 차들이 다친 사람들을 돕는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과 구급차가 도착했습니다. 가족끼리 여행을 하는 중인 것 같았는데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Page라는 동네에 도착해서 곧장 ‘Horseshoe Bend’에 갔습니다. 생긴 모양이 말편자 모양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늘 사진으로만 봤던 곳에 오니 설레었습니다. 그러다가 혼자만 보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페이스북 라이브를 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라이브를 하려고 했는데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서 갑자기 중단되었고, Horseshoe Bend 바로 앞에 갔을 때 다시 인터넷이 연결되어서 라이브를 시작했습니다.
무엇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제가 배운 단어들로는 다 표현이 어려울 정도로 웅장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난간을 설치한 곳을 제외하고는 무척 위험했습니다.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는, 셀카봉에 전화기를 매달고 사진을 찍어서 라이브로 보여드렸고, 사진도 여러 장 찍었습니다. 하지만 눈에 담아지는 풍경과 사진에 담아진 풍경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이 참 넓다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온 사방이 하늘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온땅이 하늘에 덮여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 모든 삶을 하나님의 영광이 덮어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