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났습니다. 시온이는 오늘 아침에 두 번의 바이올린 레슨을 한답니다.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커피도 맛있었고, 자동으로 손짓만 하면 만들어져 나오는 팬케이크도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방에서 바이올린 레슨을 하고 있어서 아침 시간 내내 호텔 로비(식당)에 앉아서 산타페를 둘러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오늘 오후까지 산타페를 둘러보고, 하루 더 이곳에서 자고 내일은 앤텔로프 캐니언으로 가려고 합니다.
아침에 산타페로 향했습니다. 앨버커키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정도 가면, 미국 분위기가 없고 멕시코 분위기가 잔뜩 풍기는 작은 도시가 바로 산타페입니다.
산타페에 도착하는 시간에 뉴멕시코 앨버커키에 계시는 류종재 목사님과 영상통화를 했습니다. 앨버커키에 오면서 류 목사님을 꼭 뵙고 싶어서 연락을 드렸는데, 목사님께서 폐가 좋지 않으셔서 코로나 백신을 맞지 못하셨고, 그래서 사람을 만나는 것을 극히 자제하시는 중이시라고 하셔서, 아쉬운 마음에 영상 통화만 약속을 했었고, 오늘 목사님과 영상통화를 했습니다.
류종재 목사님은 제가 아주 어린 나이에 보성교회에 다닐 때, 전도사님이셨고 제가 중등부 학생일 때까지 보성교회에서 사역을 하셨습니다. 주일학교 전도사님으로 계실 때는 찬양 율동을 할 때마다 앞에서 틀린 몸짓으로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주셨습니다. 말씀을 전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전하셨고, 후에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선교사로 가셨습니다. 선교 사역을 하시는 중에 보성교회에 오셔서 하나님 나라에 대해 말씀을 전하셨는데, 큰 은혜와 도전이 있었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저는 지금도 제 신앙과 목회의 절반 이상은 주일학교에서 저를 가르쳐 주셨던 분들의 가르침이라고 말합니다. 워낙 큰 사랑과 은혜와 도전을 받으며 자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산타페에서는 The Cathedral Basilica of St. Francis of Assisi를 시작으로, Santa Fe Plaza와 작은 미술관을 구경했습니다. 거리에서 타코와 구운 옥수수를 점심으로 사 먹었습니다. 그러던 중 폭우가 내리기 시작해서 쇼핑센터를 구경하며 돌아다녔고, 비가 그친 후에는 Canyon Road를 드라이브했습니다. 멕시코를 가보지 않아서 멕시코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붉은 흙으로 만든 집들의 색깔이 무척 예뻤습니다. 사람들은 외국인들도 현지인들도 모두 여유롭게 지내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살았던 아이오와도 하늘이 넓고 땅이 넓게 보이지만, 뉴멕시코는 더 넓게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넓은 하늘과 넓은 땅이 사람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타페에서 앨버커키로 와서 Sawmill Market이라는 곳에 들어갔습니다. 꼭 한국의 고급 백화점 푸드코트 같은 마켓이었습니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세 식구가 메뉴를 하나씩 골라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뉴멕시코는 나중에 사역을 하다가 안식년을 맞이하면 3개월 정도 와서 지내고 싶은 곳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도 마음도 차분해지는 것 같고, 음식도 담백하고, 조금 더 놀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동네입니다.
로드트립을 하면서 오늘은 운전을 많이 하지 않고 가족 모두 휴식을 취한 날입니다. 내일은 또 멀리 운전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