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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되고자 하는 마음만은… 본문

교회에게 - 목회서신

친구가 되고자 하는 마음만은…

Happy Jin 2020. 9. 1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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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 Delight 9월 5일 목회서신

 

친구가 되고자 하는 마음만은…

 

‘친구’라는 말이 한자라는 건 아시죠? 친구라는 말은 한자로 '親舊(친구)'라고 쓴답니다. '친할 친'에 '예 구'이니 '예부터 또는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온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한글로는 ‘벗’ 또는 ‘동무’라고 하는데, 모두 가까이 지내고 사귀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COVID-19 상황이 거의 반년 가까이 지나고 있는 때에, ‘친구’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가깝게 지내는 사람조차 멀어지는 것 같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며칠 전 LA에서 사역할 때 함께 중보기도에 동역하셨던 권사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냥 문자로 인사할까 생각하셨다가 그래도 목소리를 들어야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전화를 하셨답니다. 긴 시간도 아니었고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지만,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하며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평안과 힘이 생기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교회에는 좋은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입니다. 목사를 비롯한 여러 직분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 되는 것, 그래서 교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어떤 직분에 갇힌 사람이 되는 것은 서로를 경직시키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서로가 좋은 친구처럼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서로를 가족이라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가족보다는 친구가 훨씬 현실적인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선교도 친구가 되는 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낯선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선교의 시작이 아니라, 낯선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에수님께서 사랑하는 친구들이라면, 나도 그들을 알고 친구가 되어 지내는 것이 선교의 출발점 또는 완성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람은 어릴 때부터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를 통해 또 다른 낯선 친구를 알게 되고 또 친구로 지내면서 자랍니다. 하지만 친구가 많다는 것이 우리를 편안하게 만드는 일만은 아닙니다. 사람과 사귄다는 것에는 언제나 위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생각이 다르고 추구하는 바가 다른데 그것이 어느 순간 부딪히는 경우에는 다툼과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진짜 친구가 되어갑니다. 진짜 친구는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너희는 나의 친구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요한복음 15:15). 물론 여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명하신 것을 우리가 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우리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 주셨습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하시면서요. 예수님께서 우리를 친구 삼으셨으니, 예수님과 친구인 나와 믿음의 길에서 만난 우리 모두는 친구가 된 것이 확실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조금 버겁게 느껴지는 일이 있더라도 친구를 위해 희생하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친구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행복을 느낄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예수님께서 우리를 친구로 삼고 예수님과 가깝게 하셨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그리고 우리도 예수님을 친구로 여기고 오래도록 동행한다면, 우리에게 한 가지 분명한 변화가 나타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친구라고 소개해 주시는 낯선 사람을 환대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는 변화입니다.

 

요한서신을 공부하면서 1세기의 교회들이 말씀의 사역자들을 환대했던 모습들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환대는 구약에서도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가 가진 하나님 나라의 본질과 실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들에게 나그네를 환대할 것을 명하셨습니다. 그 명령을 순종하지 않으면 심판도 하셨습니다. 때로는 이러한 공동체와 교회의 환대를 이용해서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려는 거짓 사역자들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분별해 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사람을 환대하고 섬기는 것은, 중요한 교회됨의 원리입니다.

 

Joshua W. Jipp 교수는 “환대는 외인의 정체성이 손님의 정체성으로 변환되는 행위 또는 과정이다”라고 했습니다. 환대라는 것은 외인(낯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환대는 단순한 제공이나 섬김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환대는 앞에서 말한대로 정체성이 변환되는 과정이고, 이 과정을 통해 알지 못했던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환대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환대해 주셨습니다. 죄인이었고 원수였던 우리를 사랑하셨고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마음이 열렸고 주님과 친구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우리에게 똑같이 살라고 하십니다. 사람들을 사랑하고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시작해야 할 것은 바로 환대입니다. 환대를 통해 입이 열리고 마음이 열려서 소통할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을 환대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처럼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언제 또 낯선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될지, 마음껏 환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때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에 어떤 사람이라도 마음껏 환대하고자 하는 마음의 준비가 되었으면 좋겠고, 그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때를 보낸다고 해서 서로에게 거리를 두어야 하는 시기라도 해서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마음까지도 멀어지거나 마음의 벽이 생기지는 않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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